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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d, Love & Dreams / Amaryllis (s0035)


아티스트Bread, Love & Dreams
제목Amaryllis (s0035)
제작사SIWAN
분야ART ROCK
국가KOREA
상품코드501000035
최근입고0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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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
사랑(Love)을 통해서 현실(Bread)과 꿈(Dream)의 조화를 이룬 브리티쉬 록의 매력에 흠뻑 젖어 있는 사람들은 참으로 그것에서 빠져 나오기 힘들다. 이제 이 정도면 그래도 1,2개 빼놓고는 알아준다는 명반을 다 구한 셈이지? 라고 만족해하면 여지없이 그 틈을 비집고 다른 음반들이 빠끔 고개를 내밀며, 보란 듯이 우리들을 놀리곤 한다.

마치 산에 오를 때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고 생각하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눈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더 높은 산봉우리가 우리들을 비웃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이 분야에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마니어에게 있어서 이것만큼 가슴이 두근거리고 마음이 조급해지는 일은 없다. 이러한 이유로 아트록 음반의 국내 발매는 그 일정이 하루라도 지연되면 아우성이 빗발친다. 일단 구하고 싶은 음반이 결정되면, 하루라도 빨리 그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것이 모든 음악 애호가들의 악취미(?)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그룹 Bread, Love And Dreams의 [Amaryllis] 역시 이미 그러한 음반들 중의 하나로, 우리 나라에서의 재발매 결정은 많은 음악팬들을 흥분시켰다. 드디어 국내 팬들도 주옥같은 그들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Bread, Love And Dreams Bread, Love And Dreams는 69년에 동명 타이틀 앨범 [Bread, Love And Dreams]로 데뷔한다. 당시의 멤버는 Angie Rew, David McNiven, Carolyne Davis의 3명으로, 어쿠스틱 기타에 오르간과 피아노가 적절하게 배합된 아름다운 포크 음악을 들려주었다. 이 그룹은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일상세계를 날카롭게 관찰하면서 현실(Bread)과 이상(Dream)을 연결시켜 주는 고리를 사랑(Love)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러한 출발은 70년에 발표된 긴 이름을 가진 2집 [The Strange Tale Of Captain Shannon And The Hunchback From Gigha]에서 약간의 변화를 보여, 현실보다는 정신세계로 관심을 돌리고 따라서 음악 자체도 외부 지향이 아닌 내부 지향으로 치닫게 된다. 정식 멤버는 Angie Rew, David McNiven으로, Carolyne은 단지 한 곡에만 참가하고 있다.

또한 이 앨범에는 Pentangle의 Danny Thompson(베이스), Terry Cox(드럼) 등이 게스트로 참가하고 있으며, 곳곳에서 클래시컬한 요소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사운드는 역시 포크에 사이키델릭한 요소가 가미된 것이었다.

[Amaryllis] 다시 1년이라는 기간이 지난 후 Bread, Love And Dreams의 대표작이라 불리 우는 [Amaryllis] 발표된다. 멤버는 역시 Angie Rew, David McNiven을 주축으로, 몇몇 게스트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역시 사운드의 중심이 되는 것은 Angie와 David의 어쿠스틱 기타와 조화를 이룬 뛰어난 화음이었으며, 전작 앨범들에 비해 사운드 면에서는 사이키델릭한 분위기가 두드러지고, 가사에 있어서는 상징성과 철학적 경향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2분이 넘게 전개되는 긴장감 넘치는 베이스, 어쿠스틱 기타, 드럼은 곧이어 David의 무게 있는 보컬을 기점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띠게 된다. 앞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대곡 'Amaryllis'의 첫번째 파트인 'Out Of The Darkness Into The Night'의 시작이다.

이어 멀리서 들려오는 Angie의 환상에 가득 찬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David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곡은 벌써 우리의 귀를 자극한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나는 어디에 있고, 지금은 어떠한가? 하늘 아래 나는 어떤 존재인가? Bread, Love And Dreams가 우리들에게 던지는 강렬한 질문이다.


두 번째 파트 'Zoroaster's Prophecy' 배화교의 시조인 조로아스터의 예언을 소재로 삼아 자신이 안고 있는 고민들에 대한 해답을 구하려 하고 있는 부분이다. Angie의 보컬이 흐르고 나면 곧 몽롱한 분위기의 베이스음이 종교적인 신비감과 두려움을 강하게 느끼게 한다. 또한 왠지 모를 미지의 종교의식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어지는 가벼운 분위기가 굳어진 우리의 근육을 이완시키고 나면 이번에는 장중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전자 오르간 소리와 함께 Angie의 신비에 가득 찬 외침소리(문을 열어라)가 우리의 가슴에 울려 퍼진다. 동시에 David의 반복되는 음성(교회가 있고, 뾰족탑이 있다. 문을 열면 사람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이 들린다. 이제 현실의 세계로 돌아와 세상을 바라볼 때가 된 것이다. 내면의 성찰을 거친 후 보이는 세상은 이제 이전과 다르다.

세 번째 파트인 'Light'는 이제 현실로 돌아온 그들의 눈에 비치는 세상을 표현한 것이다. David의 나레이션에 이어 잔잔히 고여있는 연못에 물방울이 떨어져 비가 그친 후의 고요함을 표현해주고, 아름다운 오르간 소리는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 이제 나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점점 고조되어 가는 David 과 Angie의 목소리는 이제 곡이 클라이막스에 다다랐음을 암시한다. 그들의 눈에 비친 세상은 온통 아름다운 모습뿐이고 봄이 되어 만물이 소생한다.

그 다음 곡 'Time's The Thief' 우리들에게 시간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시간의 덧없음을 표현한 곡으로 훈계조의 읊조림이 돋보인다. 이미 인생을 초월한 듯한 투의 보컬과 곡조가 한층 매력적으로 들리며, 경쾌한 느낌의 어쿠스틱 기타가 우리에게 희망을 잃지 말 것을 당부한다.

떠나버린 여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세 번째 곡 'My Stair-cupboard At 3 A.M'은 앞 곡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곡으로 마치 앞 곡의 후편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혹시 이 곡에서 표현하고 있는 떠나버린 여인 때문에 앞 곡에서 시간의 덧없음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오! 연인이여!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요? 어쩌면 여기서 나라는 존재는 삶의 방향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현대인을 의미하는 지도 모른다.

조용히 시작되는 어쿠스틱 기타의 선율에 맞추어 Angie의 작지만 강렬하게 허공을 가르는 애절한 목소리가 듣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명곡, "Brother John"은 이 앨범의 다른 곡들과는 달리 거의 Angie의 보컬로만 구성되어 있다. 존에 대한 그리움을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철학적 가사로 표현한 이 곡은 중반부에 두 번 Brother John을 외치며 등장하는 David의 목소리가 자칫하면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여성 보컬 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으며, 이 앨범의 그 어떤 곡보다도 기타와 보컬이 뛰어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제 Bread, Love And Dreams와 함께 한 내면 여행의 종착역에 도달할 때가 되었다. 여행에 서 돌아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여행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내일을 계획할 시간이다. 인도음악 스타일을 느끼게 하는 이 앨범의 마지막 곡 'Circle Of Night'는 바로 이 시점에서 듣는 곡이다. 그래서 그런지 수도승이 참선하기 위해 경을 외는 장면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의 삶에 대 한 성찰은 그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 없는 법. 자신의 몫일 뿐이다.

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아트 록은 정말 머리 아픈 음악이다. 음악은 그렇다 치더라도 가사는 왜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는지.... 그러나, 이들의 음악을 듣고 이런 생각을 가졌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삶을 이끌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이끌려 가고 있는 것이다. Bread, Love And Dreams의 [Amaryllis]. 이 앨범을 소개하면서 참으로 오랜만에 진지하게 현실과 사랑과 꿈에 대 해 생각해 보았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우리에게는 현실만 있지 꿈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또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고민해 볼 여유도 생기지 않았다. 본국인 영국에서 발매된 지 23년만에 재발매되는 이 앨범을 통해 우리 나라의 음악팬들이 음악적 만족과 함께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맹한호
자료제공/시완레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