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상품상세보기
Tristania / World Of Glass [Limited Edition]


아티스트Tristania
제목World Of Glass [Limited Edition]
제작사ONE MUSIC
레이블ONE MUSIC
분야ROCK
국가KOREA
패키지1CD
상품코드8809059030608
최근입고06/12/29
배송비결제주문시 결제
{ Track List }

DISC 1
1. The Shining Path
2. Wormwood
3. Tender Trip On Earth
4. Lost
5. Deadlocked
6. Selling Out
7. Hatred Grows
8. World Of Glass
9. Crushed Dreams
10. The Modern End(bonus Track)
{ COMMENT }
고딕의 진정성과 실험성을 내포한 Tristania의 세번째 앨범 [World Of Glass]


* Prologue
“먼 옛날 프랑스의 어느 외딴 곳에 거대한 성이 있었는데, 그 성의 주인은 다름아닌 흉악한 야수였다. 어느날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마을에 사는 미녀가….”
어린시절의 동화, 디즈니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누구나 한번쯤은 접해봤을 [미녀와 야수]의 줄거리는 결국 멋진 왕자로 변하기는 하지만 추하고 공격적인 야수, 그리고 한없이 예쁘고 착하기 만한 미녀의 사랑이야기 이다. 철저히 어울리지 않게 보이는 두 사람의 만남이 오히려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 상대방의 부족한 면을 감싸고 보충해주는 사랑이 더욱 아름다워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음악에 있어서 청각에만 의존해 성별을 알아낼 수 있는 파트는 보컬 밖에 없다. 음색과 창법에 따라 천차만별의 보컬 스타일이 존재하는데, 전혀 다른 구조의 성대를 지닌 두 개체인 남녀가 함께하는 혼성 보컬은 특히나 묘한 감동을 선사한다. 격조 높은 세련미로 상징되는 안젤라 게오르규 & 알라냐, 이웃집 부부 같은 여유가 느껴지는 엘라 피츠제랄드와 루이 암스트롱 등 유사한 성격의 만남은 으레 당연한 듯 여겨져 왔다.
그러나 장르의 파괴와 혼합이 이루어지며 이질적인 만남이 시도되었으니 바로 일명 '미녀와 야수'라고도 불리는 소프라노 보컬과 그로울링의 결합이었다. 90년대 초반부터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 고딕메틀을 구사했던 유수의 밴드들에 의해 시도된 양극간의 접선은 중세의 장엄한 분위기와 메틀의 강렬함을 담는 것이 과제였던 이들에겐 두 가지 명제를 모두 만족시켜줄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었다. 비록 이제는 장르내의 중요 공식이 되어 진부한 감도 있지만, 이질적으로만 여겨졌던 두 스타일이 절충점을 만나 새로운 조합으로 탄생했다는 것 만으로도 큰 가치를 지닌다 하겠다. Theatre Of Tragedy, Haggard, 그리고 Tristania는 이러한 조합의 대표적인 예이다.


Tristania
밴드를 소개하면서 장황한 도입부를 통해 보컬을 강조한 이유는 이들 Tristania의 독특한 멤버 구성에 있다. 초창기와 약간의 변동이 있지만 7인조 편성 중 보컬에만 무려 3명이 포진해있다. 각기 역할도 엄격히 구분되어 있는데 소프라노, 클린, 익스트림 보컬이 3각 관계(?)를 형성하며 메인으로 자리잡고 풍부한 떼창 코러스가 받쳐주며 충실하고 풍부한 보컬라인을 만들어냈다.
그렇다고 이들이 보컬만을 앞세운 밴드는 결코 아니다. 신서사이저와 프로그래밍 파트를 담당하며 밴드내에서 실질적인 리더로 활동하는 Einar Moen의 뛰어난 작곡솜씨와 개성이 넘치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생각하는 리프를 들려주는 Anders Hidle의 기타, The Sins Of Thy Be Loved의 음반에도 참여했던 최고의 세션주자 Pete Johansen의 바이올린이 가지는 아우라는 고딕씬에서 만큼은 정상의 위치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Tristania는 앞서 말한 보컬 체제, 풍부한 현악의 도입, 격렬함과 서정성이 공존하는 곡 구성 등 고딕메틀의 전형을 보여주는 밴드이다. 그러나 장르적 요소를 모두 갖추었다 해도 그들만의 개성이 있어야 음악이 진정성을 띄고, 소비자들을 앨범구매에 까지 이끌어내는 메리트를 가질 수 있는 법이다. 몰개성적이고 시류를 따라가는 밴드의 음악은 반짝 인기를 얻을지는 몰라도, 지속적으로 그 인기를 유지하거나 세월이 흐른 뒤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한다. 이번에 라이센스로 소개되는 앨범 [World Of Glass]는 그들의 3번째 정규작으로 2001년에 발매되어 한때나마 수입반으로 만날 수 있었지만, 팬들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우리의 곁으로 돌아온 작품이다. 무엇 때문에 Tristania가 금세 잊혀지는 수많은 밴드들과 달리 지속적인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일까. 밴드의 역사를 살펴보고 앨범을 들어보면 아마도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History Of Tristania
블랙메틀의 융성으로 주목받던 1996년 노르웨이에서 Uzi Suicide라는 밴드 출신의 Einar Moen과 Morten Veland(Vocal, Guitar)는 드러머 Kenneth Olson을 영입해 Tristania를 결성한다. 이어 Rune Osterhus(Bass)와 Anders Hidle이 들어오면서 비로소 밴드의 모습을 갖춘 그들은 1997년 동명의 데모앨범을 발표하며 출발한다. 비슷한 시기에 색깔을 구축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된 프론트우먼 Vibeke Stene이 6번째 공식멤버로 자리한다. 이해 여름, 오스트리아 굴지의 레이블 Napalm Record에 소속되며 보다 진보된 형태의 데모를 한차례 더 제작하여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뒤 98년 벽두에는 첫번째 공식앨범인 [Widow's Weeds]를 내놓게 된다. 심포닉 메틀을 기본 전제로 고딕과 블랙, 클래식을 혼합한 스타일로 나름의 독창성을 인정받았는데 이때 훗날 정규멤버가 되는 Osten Bergoy가 클린 보컬로 참여한다.
Lacrimosa, Haggard, Solefald 등과 함께 메틀 페스티벌에 참가하며 팬들에 존재를 알린 그들은 이듬해 두번째 앨범 [Beyond The Veil]을 공개한다. 다소 엇갈린 평가가 존재했지만, 헤비함을 잃지 않으면서 한층 세련되고 매끈한 사운드를 뽑아내며 정상급 고딕메틀 밴드로 확고한 위치를 갖게 된다. 앨범 발매 직후, 격상된 레벨에 발맞추어 당당히 헤드라이너의 자격으로 공연을 가지게 되는데, 당시 서포트 밴드로는 같은 레이블에 소속되어있으면서 라이벌로 간주되기도 했던 The Sins Of Thy Be Loved, Trail Of Tears, Antichrisis 가 있다.
Anathema, Tiamat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지속적인 투어활동을 벌이던 그들은 2000년에 이르러 비로소 세계시장에 진출해 멕시코와 미국에서 까지 공연을 하는 이른바 유명밴드가 된다. Morten Veland가 견해차이로 탈퇴한 뒤, Moen과 Hidle이 중심이 되어 곡 작업을 해나간 끝에 2001년 봄, 3집 [World Of Glass]가 탄생한다. 앨범을 제작하면서 익스트림 보컬을 맡은 Kjetil Ingebrethsen이 가입하여 현재의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 Third Album [World Of Glass]
앨범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소 중에 커버아트의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 그런 의미에서 [World Of Glass]의 커버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앨범을 들어보지 않았고, 심지어Tristania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우연히 음반매장에서 둘러보다가 한번쯤은 눈길을 끌수 있을 만큼 강렬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광고의 3요소 중 하나가 바로 Beauty가 아니던가. 차가울 정도로 매혹적인 자켓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앨범감상에 들어가보자.
“전략의 고수, 전술의 수정”
앨범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이렇다. 2집 [Beyond The Veil]에 대해 완성도는 높아졌지만 새로운 것은 없었다는 평이 많았던 터라 조금이라도 변화를 모색한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단, 여전히 클래시컬한 감성을 익스트림 메틀속에 녹여내며 고딕이 지향하는 기본적인 노선에서 탈피하지는 않았다. 달라진 점이라면 트랙들을 차례로 들어보면 전반적으로 Choir(합창)의 증가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곡에서 이러한 기운이 감지되며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 Stene의 역량을 더욱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와 더불어 Moen에 의해 창조된 신서사이저의 도드라진 질감은 다른 고딕 밴드들에게선 느낄 수 없는 부분이다. 감성적으로 때로는 저돌적으로 예측을 불허하며 전개되는 흐름속에 스며든 그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며 다음 앨범이 기다려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엄연히 트랙들이 분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편의 락 오페라처럼 놀라울 정도의 유기성을 내포하고 있어 지루한 것을 싫어하는 팬들에게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준다.
1번 트랙부터 마지막까지 상향 평준화된 퀄리티를 자랑하지만 그 중에서도 '이것이 트리스타니아 스타일이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Tender Trip On Earth'와 얼음장처럼 창백한 서정미의 극치를 보여주며 자켓의 이미지를 대변한 듯한 'Deadlocked', 주인공들이 차례로 무대에 나와 인사를 하는 뮤지컬의 마지막 장면처럼 모든 요소가 총 집결한 'Crushed Dreams'는 특별히, 충분히 감동적이다.

* Epilogue
Tristania는 매력적인 밴드임에 틀림없다. 이런 감정은 CD가 돌아가는 회전수가 늘어갈수록 비례하여 증폭된다. 쉽게 싫증이 나버리는 음악을 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아직 젊다는 점에서 이들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많은 유명 밴드들의 해체와 급격한 음악적 변화 소식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고딕메틀.
이런 위기를 극복해 낼 희망의 불씨로 간주되고 있는 그들이 언젠가는 음악시장을 뜨겁게 하는 거대한 불길이 되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 불은 무서운 존재지만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아름답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Tristania의 음악이 바로 그러하지 않은가.

P.S.
참고로 최근 소식이 뜸하여 혹시 해체라도 한 게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몰라서 근황을 전할까 한다. 현재 밴드는 변함없이 열정적으로 음악활동을 하고 있으며 앨범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2004년 봄이 시작될 무렵 4집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